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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 낚시꾼들에게도 시련이 있다. 초여름인 이 시기는 논농사를 위한 배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각 자연지의 민물 낚시는 타격을 받는다. 어디를 가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럴 경우 대안으로 대형 호수나 수로 낚시터가 떠오른다. 이런 강태공들을 위해 부산서 가까우면서 제대로 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진영 주천강 일대를 찾아봤다.
주천강 물줄기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물줄기는 인근 동판늪이라는 거대 저수지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온다. 낙동강과 만나는 유등리 일대의 수로를 유등수로라 하며 이곳은 겨울에도 붕어 입질이 활발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여름철 큰 비가 오면 낙동강의 엄청난 붕어 자원이 유등수로와 주천강을 차례로 거슬러 올라와 동판늪과 주남저수지로 이동한다. 지금 주천강 전역은 지난해 큰 비 때 올라왔던 붕어 자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붕어뿐 아니라 가물치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가물치는 귀한 고기이다. 산모들이 출산하면 푹 고아 먹이는 가물치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주천강 일대에선 최근 가물치 루어낚시꾼들이 부쩍 늘었다.
루어낚시는 흔히 붕어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한낮의 더위를 피해 아침 저녁으로 시도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요즘엔 가물치루어를 선호하는 꾼들이 한낮의 무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낚시에 열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개구리를 잡아 미끼로 사용하였으나 요즘은 개구리를 닮은 프로그(Frog) 루어로 가물치를 꼬드겨서 잡는다.
프로그 루어의 경우 가물치가 무관심해 살짝 물었다 뱉어버릴 수 있으므로 다양한 모양의 루어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로 낚시는 부지런히 붕어를 찾아 다녀야 한다. 이곳저곳 수시로 포인트를 옮겨 다녀야 제대로 된 붕어의 손맛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수로 낚시에 나설 때에는 이동에 유리한 장비와 채비를 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주천강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주남지에서 시작하여 낙동강의 유등나루로 흐르는 늪지 형태의 샛강이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강 전역 어느 구간이 좋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조황이 고루 좋다는 점이다. 또 낚시를 할 수 있는 자리도 많고, 큰 비가 오지 않는 한 강의 유속 또한 그리 빠르지 않아 대낚시를 즐기기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주천강 부근에는 오염원들이 적어 수질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이곳에서 붕어 조황이 괜찮은 곳으로는 판신마을 앞을 지나는 도로 밑 근처와 건너편 제방 아래 자리가 손꼽힌다. 이 두 지점은 주천강이 시작되는 구간에 해당하는 곳으로, 전 지역이 늪지형을 이루고 있다.
하류 쪽에는 남포마을 주변과 주호수문 근처까지의 포인트들이 붕어낚시를 즐기기에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포인트 구간도 비교적 넓고 주차공간도 여유가 있어 전혀 불편함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곳 포인트 일대 또한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붕어 조황이 괜찮은 편에 속한다.
미끼는 떡밥과 지렁이면 충분하다. 낚싯대는 2~4칸까지 다양한 종류의 낚싯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주천강 일대는 붕어뿐 아니라 메기 역시 잘 잡힌다. 낚시 도중 심심찮게 올라오기 때문에 손맛과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낚시터라 해도 하등의 손색이 없다.
메기뿐 아니라 낚시 도중 수시로 대형급 잉어들이 미끼를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낚싯대의 분실에 유의해야 할 정도다. 특히 잉어 자원이 많기 때문에 붕어 낚시를 즐기는 꾼들에게는 다소 걸림돌이 되기도 하겠지만 손맛 만큼은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주천강 일대는 또 다양한 어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보니 낚시의 재미를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가끔씩 초대형 붕어들이 걸려들기도 해 낚시를 하는 동안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요즘 농사일이 바쁘다 보니 낚시꾼들은 어디를 가나 그리 환영받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곳 일대에선 그런 걱정은 하지 않고 낚시에 전념할 수 있을 정도로 낚시 여건이 아주 좋다.
물론 주변에 농경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농부들의 따가운 시선만큼은 거의 완벽하게 피할 수 있다. 그만큼 푸근하게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 주천강 찾아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부산TG~진례IC로 나와 진영 쪽으로 가다가 진영읍까지 들어간다. 진영읍의 진영주유소를 지나 술미 방향의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잡는다. 본산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주호교가 나온다. 이곳 일대에서 수로를 따라 적당한 장소를 잡아 낚시를 즐기면 된다. 남해고속도로 진례IC 를 지나 동창원IC로 나오는 길도 있다. 이곳에서 1015호 지방도를 타고 덕산삼거리까지 간다. 덕산삼거리에서 진영역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판신수문과 남포마을, 밀포마을로 가는 샛길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