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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drama

[스크랩] 철도원(이탈리아, 1956)

 

철도원(Il Ferroviere)

 

기본정보 드라마 | 이탈리아 | 116
 
감독 피에트로 제르미
 
출연 피에트로 제르미, 루이자 델라 노크... 더보기

 

 

피에트로 제르미 감독은 워낙 과거의 인물이이서 영화 매니아가 아니면 기억하기 어렵다. 단 과거 영화음악을 즐겨 듣던 사람이라면 카를로 루스티겔리가 작곡한 철도원 테마음악은 한번쯤 귀에 머물렀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해서 늘 생각하기를,한번쯤은 우리 마산기관차 직원들에게 단체로 상영하고 싶었을만치 울림이 컸었고, 그래서 내 인생의 아름다운 영화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워낙 오래전에 봤던 영화라 자세한 기억은 나지않고 줄거리마저 검색을해서 다시 되새기는 수준이지만 그때 이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여운들은 아직도 황혼기를 맞는 한 철도원(기관사) 인생의 쟂빛 여생과 삶의 편린들이 그야말로 사실적으로 그려진 것에 무척 진하게 남아있다.

 

산다는게 그렇지 아니한가. 열심히 앞만보고 내달려와도 가족이나 주변이 고분고분하게 우호적으로 대해주기만을 기대할 순 없다. 

기관사 안드레아는 한량같은 스타일이다. 직장에서는 즐겁게 일하고, 집에서는 아빠를 너무도 자랑스러워하는 막둥이 산드로의 재롱에 피로를 푸는... 하지만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인생은 그렇게 좋은 꼴만 보여주진 않는다. 큰아들, 딸, 막내 산드로를 키우며 마누라와 함께 억척같이 살아내 보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식들은 하나같이 자기 멋대로이며 (아들은 불량배로, 딸은 시집도 가기전에 애를 가지고... 가족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이런저런 삶의 무게는 늙은 기관사와 그 아내를 짓누른다.

 

 그러다 기관사의 숙명이랄까.. 일이 꼬일려니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사상사고를 겪고.. 이 여파로 자칫 대형사고를 야기할 뻔한 상황이 되자

회사로부터 문제인물로 찍혀 지상근무를 하기도 한다. 그 결과 술에 찌들다가 철도파업에 홀로 기관차를 몰아 파업파괴자로 매도당하기도 한다.

 

그러자 아빠를 영웅처럼 존경하는 막내 산드로(얼마나 귀엽든지..)는 매일 아버지를 기다렸다 집으로 모시고 오고...

 

아버지가 산드로의 노력으로 점차 가족 곁으로 돌아오자, 가정은 다시 평화를 찾아가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동료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뒤 잠자듯이 숨을 거둔다..

 

 

영화에는 특별한 사건이나, 고비는 드러나지않는다. 그냥 늘 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의 일생을 잔잔하게 보여줄 뿐이다.

단 한순간도 주인공의 처지를 동정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으면서 당대 이탈리아 현실에서 보여진 철도노동자의 팍팍한 삶은 수채화처럼 그려낸다.

 

그러면서 영화 철도원에는 당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땀냄새, 고뇌, 갈등, 삶의 무게가 눅진하게 배여있다. 영화 "자전거도둑"과 함께 세계영화사에 큰 족적을남겼던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힘을 보여준 명화라고 감히 평하고 싶을 정도로 영화는 간결하고, 진실되다.

늘 그렇듯이 현실은 어떤 선동구호보다 힘이세다.

인생의 애환과 서민들의 삶의무게가 투영되지 않고 미래사회를 얘기하는 호사가들의 사치스런 언변에 불과하듯이... 조용히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철도원을보고 당시 참 진한 여운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과거 이 영화를 보면서 무엇이 그토록 슬펐던 것일까?

철도원(기관사) 안드레아가 우리가 60, 70년대를 거칠게 살아낼 동안 바로 우리가 봐왔던 우리네 아버지들을 판박이처럼 닮았다는 사실  때문일까?

삶의 무게가 버거울만치 무거웠던 바로 그 당시 우리가 늘상 봐왔던 가족(형)의 가출과 일탈, 그속에서도 남은 가족을 위해 오롯이 견뎌내야 하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져서 일까?

노동자들의 투쟁의 단편이 비춰지고, 그속에서 갈등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일까?

안드레아가 이쁜 막내 산드로를 두고 결국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는 장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은 남은 가족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 이런 것 때문일까...

 

아니다. 결국 이 영화를 보면서 오래도록 슬퍼했던 것은 이것들 전체가 아우러져 우리네 삶들을 참으로 진실되게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 말처럼 영화를 보다보면 잔잔한 슬픔과 함께 "산다는게 저런건가 보다.."하는 공감이 일고... 그런 장면마다 루스티겔리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테마음악이 가슴을 빈다.

 

보고 싶은 영화이다.

잘만든 흑백영화는 참으로 오래 남는다...

아쉬운 것은 이 영화 역시..

요즘 구해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

 

일본 영화 <철도원>만 아는 요즘 사람들에게 더 훌륭한 철도원 영화를 소개, 추천하고싶다.(물론 일본 철도원도 참으로 좋은 영화이다..)

 

 

Il ferroviere OST

La Dedico A Te

Il Ferroviere / Alida Chelli  

Il Ferroviere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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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보기카페
글쓴이 : 매바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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