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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오수철 님

고구마 수확하는 제수씨~




고구마 꽃이 꼭 나팔 꽃 같군요
매일 아침 바라보다가 없애 버릴려니 많이 아쉽겠습니다
내년에 심으면 또 피어 나겠죠

고구마 농사가 풍작인가 봅니다
모델은 아우님 제수씨?
모자도 쓰고 그늘이 져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고구마가 제수씨 얼굴보다도 더 크군요 ㅎㅎㅎㅎ
제수씨 포즈가 멋있습니다ㅎㅎㅎ

큰일들 하신다고 세참으로 물도 마시고 우유도 마시고~ ㅎㅎㅎㅎ
누가 우유 보급소 소장님 댁 아니랄까 봐~

고구마가 딱 먹기 좋게 생겼습니다
굵기도 그렇고 색깔이 불그스레 한게 맛이 있어 보입니다
고구마 농사 지으신다고 고생 많았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 하시길~

고구마에게 바치는 노래
           -류시화-
고구마여! 
고구마여! 
나는 이제 너를 먹는다 
너는 여름 내내 땅 속에서 
감정의 농도를 조절하며 
태양의 초대를 점잖게 거절했다 
두더지들은 너의 우아한 기품에 놀라 
치아를 하얗게 닦지 않고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도 넌 네 몸의 일부분만을 허락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온 존재로 
내 앞에 너 자신을 드러냈다 
남자 고구마여! 
여자 고구마여! 
나는 두 손으로 너를 감싼다 
네가 진흙 속에서 숨쉬고 있을 때 
세상은 따뜻했다 
난 네가 없으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 
쌀과 빵만으로 목숨을 연명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슬픈 일 
어떻게 네가 그 많은 벌레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돌투성이의 흙을 당분으로 바꾸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다 
고구마여! 
나는 너처럼 살고 싶다 
삶에서 너처럼 오직 한 가지 대상만을 찾고 싶다 
고구마여! 
우리가 외로울 때 먹었던 고구마여!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결국 무의 세계로 돌아갈 것인가 
그러나 내 앞에는 고구마가 있다 
생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넌 말하는 듯하다 
모습은 바뀌어도 우리 모두는 
언제까지나 우리 모두의 곁에 있는 것이라고 
아무것도 죽지 않는다고 
그렇다, 
난 모든 길들을 다 따라가 보진 않았다 
모든 사물에 다 귀 기울이진 않았다 
그러나 나는 감히 대지의 신에게 말한다 
세상에서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고구마여! 
너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희망은 나의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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